퇴근길

信治琳


퇴근길 지하철 집으로 가는 길에
술도 한잔 해서 여러모로 피곤한 저녁
지나간 하루가 오늘따라 서운한 건
오랜만에 만난 친구의 이야기

기억하니 우리 십년쯤 돈 모아서
큰 바다를 건너 그곳으로 살러 갈거랬지
스무살 사진 속에 보았던
푸른 해변에 웃고 있는 반 벌거벗은 여인

하지만 나는 아직 여기 그나마는 아직 버틸만한 하루
그래도 나는 기억하네 아직 꿈을 꾸네
그녀를 만나기를
꿈꾸며 사는 건 어쨌거나 좋아요
나의 서운한 오늘이 내일을 꿈꾸네

가끔은 생각해 나에게 무언가
특별한 행운이 찾아왔으면 하는걸
하지만 그런 거 없더래도
그냥 오랜만에 날씨 좋은 하늘이 반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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