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전한줌 손에 쥐고 오늘도 공중전화기 앞에 서있습니다
핸드폰이 손에 들려 있는데 아주 오래전부터 그렇게 버릇이 된 나는 공중전화기에 동전을 넣고 또 넣습니다.
내하얀 손바닥이 보일때까지 그리운 목소리 때문일까
별처럼 흩어진 옛날의 모습들이 보일까
아라비아 숫자들은 맴맴 거리다 공중전화기 속으로 숨어 버립니다
두눈에 별이 빛납니다. 별시이로 뽀얗게 피어나는 어머니가 보입니다
껄끄러운 턱수염을 부벼대던 아버지가 보입니다.
그 턱수염이 이제서야 부드러워 지기 시작합니다.
목소리로 밖에 다가올수 없는 친구들과 지금은 잊혀진 수많은 이름들이 입가에서 맴돕니다.
하얀 운동화 코끝에 얼룩이 지고 달무리에 별들이 조각납니다.
시린 가슴들이 후드득 후드득 떨어질때 눈앞에 쌓여가는 안개벽
나는 보이지 않는 덧에걸려 자꾸자꾸 비틀 거립니다.
아직도 나는 동전한줌 손에들고 이렇게 공중전화기 앞에 서있지만 .
전화를 받아줄 사람들은 모두 떠났습니다.
외롭게 서있다가 돌아오는 길에
빈 그네에 앉아 시계추처럼 흔들거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