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가 우연히 만난
이십여년전 동창생 녀석
서로에게는 그동안 세월
죽은거나 마찬가지라
뒤돌아보니 어느새 벌써
오십문턱에 다가와 있네
앞만 보고서 뛰기만했던
내가 없던 시간이었다
아 내 기억은 아직도 학창시절
그때가 어제 같은데
아 내 마음은 여전히 스물아홉
그날이 오늘 같은데
자꾸 멀어져가는
내 마음과 현실들
거울을 보며 나에게 묻는다
내 얼굴에 만족할 수 있는지
거울을 보며 또다시 묻는다
내 얼굴에 당당할 수 있는지
버스 창밖의 수많은 사람
밀려왔다가 스쳐가는데
나완 아무런 상관없었던
그동안의 세월들이라
생각해보니 길고도 짧은
세월속에서 흘러만 왔네
눈을 감고서 돌이켜보니
영화필름 보는듯 하다
아 내 아이들 보면서 어린시절
내 꿈을 떠올리다가
아 지금 내가 서있는 이 자리가
그때의 꿈이었을까
애써 쓴 웃음지며 그려보는 내 꿈들
하지만 어찌 되돌릴 수 있나
모든 것을 사실대로 봐야해
똑같이 남은 내 앞의 시간들
다시 한번 내 얼굴을 바꿀텐데
다시 한번 내 얼굴을 바꿀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