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윈 어깨위로 흩어진
바람 결에 날린 긴 머리
벌써 이렇게도 자란걸
모른 채 지내왔죠
내 머릴 만지던 아련한 손길이
멀어져 가던 그날을
그만 잊고 싶어서
긴 머리를 잘라요
그대가 닿은 자리에
시린 두 가위날
서럽게 스쳐 가네요
손 끝에 대일 듯
눈부신 추억이
다 태운 재처럼
눈물이 되어서 떨어져요
문득 거울속에 비치는
짧은 머리 낯선 내 모습
훤히 드러낸 목덜미가
너무 허전해보여
두 손을 포개어 아무리 가려도
그대 떠난 자리를
메울 수가 없지만
긴 머리를 잘라요
그대가 닿은 자리에
시린 두 가위날
서럽게 스쳐 가네요
손 끝에 대일 듯
눈부신 추억이
다 태운 재처럼
눈물이 되어 떨어져요
이젠 다 지우고 싶은데
왜 그대 없인 하루도
난 숨쉴 자신 없는지
꼭 길을 잃은 아이처럼
추억 속에서
아직도 헤매는 난
다시 길테죠
살아갈 긴긴 날들에
그댄 또 그렇게
내게서 자라 나겠죠
어쩔수 없겠죠
영원히 그대를
내 안의 숨처럼
가슴에 묻고 살아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