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 전 저 산 넘어
해 가지는 언덕엔
천사들이 천국과 세상을
오가던 길이 있었네
어느 날 그 곳엔
길을 잃고 헤매이던 소년이
천사들의 눈 부신
광채에 이끌려 따라갔다네
두근 반 세근 반 쿵쿵
소년의 심장은 쿵쿵
터질것만 같이 쿵쿵
빠르게 뛰는데 쿵쿵
되돌아 되돌아 봐도
까마득 멀기만 하고
떠나 온 소년의 집은
멀어져 멀어져 가고
떨리는 두 손을 모아
간절히 기도를 할 때
천국의 계단의 끝에
멈춰 선 천사의 무리
그 중에 으뜸이라는
천사의 대장이 나와
가난한 시골 소년의 목에
차가운 손을 얹네
네가 왕이다
이 세상을 구원하라
저 산속 마을의 작은 소년
이젠 왕이 되었네
천사들이 그에게
악마를 이겨 낼 힘을 주었네
찬란한 황금 빛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꿈과 같은 왕국에서
소년의 마음이 흔들리네
수 없이 많은 욕심들이
소년을 붙잡네
탐욕에 눈이 먼 어린 왕은
칼을 빼어들었네
사람들의 욕심은
천사의 주문도 소용없었네
어린 왕이 앞장서서
천국의 문을 부수고 자르고
찌르고 베고 모두를 전멸시키고
천사의 보물을 뺏고
승리의 기뻐하다가
웃던 사람들이
어린 왕의 등에 칼을 꽂고
악마도 이길 수 있던 소년이
같은 인간 손에 쓰러지네
내가 왕이다
이 세상은 내 것이다
진홍 빛 핏 물이
강을 채우고 흘러 넘쳐
저 바다로 퍼져가도
인간의 욕심은 끝이없네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서로를 죽이네
아주 오래 전 저 산 넘어
해 가지는 언덕에
악마들이 천국과 세상을
오가는 길이 생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