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바람에 청보리가 출렁이고
산비둘기 구슬프게 울어대면
생각나는 그 사람 잊지 못하고
젖은 거미줄에 출렁입니다
달 가린 구름이 오락가락
명암을 만드는 오월 저녁
폐가의 담장을 타고 넘는
장미 향기에 취한답니다
달을 보고 떠가는 구름을 바라보면
생각나는 사람
별을 보고 흐르는 유성을 바라보면
떠오르는 사랑
저녁 바람에 억새꽃이
출렁이는 풀 길을 걷노라면
소쩍새의 짝 찾는 울음이
천장사 예불 소리에 묻힙니다
찬 이슬 내리는 가을밤
묘지 상석에서 따 먹던 별들
총총한 은하를 바라보며
약속 없이 각설탕만 쏟습니다
달을 보고 떠가는 구름을 바라보면
생각나는 사람
별을 보고 흐르는 유성을 바라보면
떠오르는 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