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여 수궁 용왕이 토끼에게 허는 말이 네 이왕에 죽을 바에야 네 속에 있는 유언 말이나 하고 죽어라 토끼 반겨듣고
말을 허라니 허오리다 말을 허라니 허오리다. 태산이 붕퇴허고 오성이 음음헌디 시일갈상 노래 소리 억조창생 원망중의 탐학헌상주임군 성현의 뱃속으가 칠 궁기가 있다 허고 비간의 배를 갈라 무고히 죽였은들 일곱 궁기가 없었으니 소퇴도 배를 갈라 간이 들었으면 좋으려니와 만일 간이 없고 보면 불쌍헌 퇴명만 끊사옵고 뉠 다려 달라고 허며 어찌 다시 구허리까 당장에 배를 따서 보옵소서 용왕이 듣고 화를 내며 이놈 네 말이 당치 못헌 말이로다 의서에 이르기를 비수병즉구불능식허고 담수병즉설불능언 신수병즉이불능청허고 간수병즉목불능시라 간이 없고야 어찌 눈을 들어 만물을 보느냐 예 소퇴가 아뢰리다 천상의 영허지리 달이 맡어 있삽기로 망전에는 차옵다가 망후되면 줄어지니 달의 별호 옥토옵고, 지상의 진퇴지리 조수가 맡었기로 사리에는 물이 많고 조금에는 적삽기로 조수 별호 삼토온 바 소퇴의 간인즉 달빛 같고 조수 같어 망전에는 배에 넣고 망후에는 밖에 두어 진퇴영허 허는 고로 명약이라고 허옵니다 간을 내어 밖에 둘 때에는 소퇴만 얼른허면 세상에서 병객들이 간 좀 달라고 보채기로 간을 내어 파초 잎에다 꼭꼭 싸서 칡노로 칭칭 동여 영주석산 계수나무 늘어진 상상가지에다 끝끝터리다 달어 매 두고 도화유수 옥계변의 탁족허러 내려왔다 우연히 주부를 만나 수궁 흥미가 좋다기로 완경차로 왔나이다 용왕이 듣고 화을 내어 이놈 네 말이 당치 못한 말이로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일신지 내장은 다를 바가 없는디 어찌허여 네 간을 내고 들이고 임의로 출입헌단 말이냐 토끼가 당돌히 여짜오되 대왕은 도지일이요 미지기이로소이다 태호 복희씨는 어이허여 사신인수가 되어있고 염제 신농씨 어쩐 일로 인신우수가 되었으며 대왕은 어이허여 꼬리가 저리 지드란 허옵고 소퇴는 무삼 일로 꼬리가 이리 묘똑하옵고 대왕의 옥체에는 비늘이 번쩍번쩍 허고 소퇴의 몸뚱이는 털이 이리 송살송살 허옵고 까마귀로 일러도 오전 까마귀 쓸개 있고 오후 까마귀 쓸개 없사오니 인생 만물 비금주수가 한 가지라고 뻑뻑 우기니 답답허지 아니허나니까 용왕이 그제야 토끼한테 돌리느라고 그러허면 네 간 출입허는 표가 있느냐 예 있지요. 어디 보자 자 보시오 빨그란 궁기가 셋이 나란히 뚫렸기로 저 궁기가 모두 어쩐 내력이냐 예 내력을 아뢰리다 예 증거를 아뢰리다 한 궁기로는 대변을 보고 또 한 궁기로는 소변을 보고 남은 궁기로는 간을 내고 들이고 임의로 출입허나이다 그러허면 네 간을 어느 궁기로 넣고, 어느 궁기로 내느냐 입으로 넣고 삼켜쌉고 그 밑궁기로 내옵기에 만물시생 동방삼팔목 남방이칠화 서방사구금 북방일육수 중앙오십토 천지 음양 오색광채 아침 안개 저녁 이슬을 합허여 입으로 넣고 밑궁기로 내옵기에 만병회춘 명약이라 으뜸 약이라고 허나이다 자래를 돌아다보며 쯧쯧쯧 에끼 순 미련한 자식 같으니 콧구녕이 저렇게 담뱃대 물초리 같이 생겼으니 멍청할 수밖에 없지 미련허드라 저 주부야 세상에서 나를 보고 그런 이야기를 허였으면 간을 들여다가 대왕 환후 즉차허고 너도 충성이 나타나서 양주 양합이 좋을 것을 미련허드라 저 주부야 만시지탄이 쓸 데가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