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평생 허덕이면서 남은 것이 그 무엇인가
담소화락 엄벙덤벙 매양일줄만 알았더니
야속한 무정세월이 이내 청춘만 앗아갔네
세상에 시달린 몸 산사에 들러 의지하니
절간에 늦은 종소리 이내 설움을 아는 듯이
아서라 다 떨쳐 버리고 염불 공부나 하여볼까
서산에 지는 해는 동쪽 재로 다시 돋고
가을 바람 지는 잎은 삼월 봄에는 또 피건만
어이타 우리 인생은 한번 가면은 오질 않네
백년삼만 육천일을 매양인줄 여기지마라
몽리춘풍 빠른 광음 아차 잠깐 지나가니
두어라 사시풍경에 취해 놀면 어떠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