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없는 텅 빈 거리
새벽을 걸어 멀리 멀리
남겨 두고 갈 것 하나 없이
아스라이 보이는 우듬지
손 끝에 닿을 것만 같았지
두 손에 안은 밤 안개 같이
밤새 내린 비에 마음은 얼고
뜬 눈으로 까만 밤을 지새워
더는 너와 나눌게 없어
들리지 않네
그날의 노래
난 그만할래
숨소리조차 들리지 않게
긴 밤을 보낸 뒤에 또 다시
눈을 떴을 땐 나 혼자였지
어느 것 하나 변한 건 없이
아스라이 번지는 하얀 빛
손 끝에 닿을 것 같진 않지
두 뺨에 붙은 흙먼지 같이
밤새 부는 바람 속에 날 안고
뜬 눈으로 하얀 밤을 지새워
더는 남아있는 게 없어
날 불러 줄래
더 늦기 전에
아직 이렇게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