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이야 끊지는 말아줘
그 남자 얘긴 묻지 않을께 그 어떤 것도
내가 더 초라하니까
나의 얘기를 불편해 할까봐
서둘러 끊으려고 할까봐 그것조차도
너무 걱정이 됐거든
떠나겠다는 네 마음을 설득 하려는 게 아냐
보내야 한다면, 가야 한다면
웃으면서 보내 줄께
아주 가끔은 따뜻했던
너의 목소리가 난 그리울 거야
그 언젠가는 돌아올 거라고 믿을게
세월이 흐른 뒤에는 (세월이 흘러)
너보다 먼저 내가 끊게 해줘
끊어지는 전화 소리로는 마지막 순간
기억하고 싶지 않아
나는 기억해 처음으로
내게 전화해주던 그 목소리를
마치 세상을 모두 가진 것만 같았던
그날의 그 기억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