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서 죽음이라는 친구야
한 발만 더 오면 얼음이 될 거야
어차피 흐르고 흐르면 알아서 만날 텐데
너도 참 성급하구나
부쩍 자두자두 피곤한 걸 어찌할꼬
손금 따라가는 삶이 늘 걱정이고
맛도 없는 자두는 어찌 처리할꼬
이른 오월의 자두가 날 깨닫게해
언젠가 다 철이 오겠지
새빨간 만큼 무르익겠지
모든 건 다 떠나가겠지
그래 그게 당연한 걸 알고 있지만
거기 서 사랑이라는 슬픔아
한 발만 더 가면 낭떠러지야
어차피 지나고 지나면 알아서 무딜 텐데
나도 참 성급하구나
나는 자꾸자꾸 발악하며 살아가고
사주 떠올리는 삶이 늘 안타깝고
멋도 없이 자란 머리칼은 거지같고
외로운 오월의 환절기는 멀미 나게 해
언젠가 다 철이 오겠지
새빨간 만큼 무르익겠지
모든 건 다 떠나가겠지
그래 그게 당연한 걸 알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 때가 아닌가 봐
우리는 맛도 멋도 뭣도 없네
우리는 아직 때가 아닌가 봐
이러다 그냥 버려질까 겁만 나네
언젠가 다 철이 지나지
새까맣게 잊혀지겠지
모든 건 다 떠나갔겠지
그래 그게 당연한 걸 알고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