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한 몸을 열차에 싣고 역시
빈자리가 있을리는 없고
운좋게 문에 기대 눈을 감아
2호선을 타고 출발했어
나름 개운한걸 보니까
제법 오랜 시간 눈 좀 붙인 것 같은데 지금 여긴어디
건대입구 글씨가 보여
모든게 처음과 똑같아
아니 그런데 시간만 한 시간 반이 지나있네
생각해보면 요즘 늘 그래
나는 쉬지 않고 뛰는데
항상 같은 곳만 돌고 돌고 돌아 나아가지를 못하네
다들 그렇게 사는거라
생각하면서 견뎌봐도
조금씩 깎여만 가는 내 맘 이젠 점점 지쳐가
저 빛을 따라가 잡고 싶은데
언제까지 스러지지 않을 수 있어?
지금 여기 순환선 속 나처럼
시간만 죽어가 하염없이
꿈과 희망의 이면은 결국 망상
현실이 무겁게 어깨를 누르고
별 하나 없이 끝이 어딘지 모르는
이 밤이 난 너무 무서워
꺾이지 않는 맘은 내겐 없나봐
빛나는 삶은 이젠 됐어
적당해도 좋으니까
더는 떠올리지 말자
저 빛을 따라가 잡고 싶었어
그 옆에서 나도 반짝이고 싶어서
아무래도 상관 없는 얘기지
굳세던 내 의진 꺾였어
꿈과 희망의 이면은 결국 망상
현실이 무겁게 어깨를 누르고
별 하나 없이 끝이 어딘지 모르는
이 밤이 난 너무 무서워
부서지지 않는 맘은 내겐 없나봐
빛나는 삶은 이젠 됐어
적당해도 좋으니까
더는 떠올리지 말자
아무래도 좋아
이게 최선이야
난 틀리지 않았을 거라고
이게 맞는 결정이라고
포기할 줄 안다는 것도
굉장한 용기가 필요한거라고
난 틀리지 않았을 거라고
이게 맞는 결정이라고
언제 까지 지난 시간에
집착하고 있을 수 만은 없다고
맞다고 안다고
이게 옳은 길이라고
안다고
아는데
한번만
모를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