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오르는 건 어쩌면
꺼져가고 있음을 알았더라면
남은 온기 소매 걷고 더 끌어안을
투명하단 건 오히려
균열이 돋보임을 알았더라면
맑은 잔엔 아무것도 채우지 않을
미워하오 원망하오
허나 아주 가지는 마오
모순뿐인 내 외침이 닿는 곳까진
그대 있어 주오
아파하소 후회하소
허나 불행하지는 마소
모순뿐인 내 혀끝에 그대 이름
한 번 더 새겨주오
넘쳐나는 건 어쩌면
더 채울 게 없음을 알았더라면
부족함도 어느 때엔 필요하단 걸
사랑이란 건 할수록
더욱 아프다는 걸 알았더라면
아니, 아니 그래도 널 사랑할 것을
미워하오 원망하오
허나 아주 가지는 마오
모순뿐인 내 외침이 닿는 곳까진
그대 있어 주오
아파하소 후회하소
허나 불행하지는 마소
모순뿐인 내 혀끝에 그대 이름
한 번 더 새겨주오
못 지킨 약속 하나
영원처럼 곁에 있을 거란
못 지킬 약속 하나
내 바램은
잊을 거요 꼭 할 거요
이젠 아주 날 떠나시오
다짐뿐인 내 외침이
닿지 않을 곳까지 가주시오
잊으시오 그래주오
제발 내가 그대를 잊게
사랑뿐일 남지 않을
그것마저 내게서 가져가오
가져가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