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밤을 지나서 눈을 뜨면
또 다른 내가 있는 우주에 있어
좁고 작은 나선의 우주선 안에
넓게 퍼지는 의식의 흐름
어쩌다가 여기에까지 왔는지
무던한 항해가 나를 인도한 듯해
날 붙들고서 놔 주지를 않는
그 깊은 어둠이 난 무서워서
여긴 또 다른 너의 우주
지금의 나는 살 수 없는 곳
억지로 나를 가두려 하지 마
원래의 제자리로
우리는 겹치고 겹치고 또 겹치고
하나되어 흐르고
흐르고 또 흐르고
그렇게 섞이고 섞이고
또 섞이고 섞이는
하나의 우주
우리가 멀어진 그 깊이를
알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아는 척을 하고 말지
긴 밤을 지나서 눈을 뜨면
또 다른 내가 있는 우주에 있어
좁고 작은 나선의 우주선 안에
넓게 퍼지는 의식의 흐름
어떻게든 도망쳐 벗어났지만
이게 마지막 도피란
기대는 하지 않아
억지로 너를 가두려 하지 마
서로의 제자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