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그 저녁

양희은


누구를 부르듯 바람이 불어오면
나 홀로 조용히 노래를 불러본다
잊어버린 먼 친구들을
찾고 싶은 먼 얘기들을
내 작은 노래에 불러본다
꿈꾸듯 아득히 구름은 흘러가고
떠나간 친구의 노래가 들려온다
산다는 것이 뭐냐하던
사랑이 모든 것이냐던
누가 내게 대답해 주냐던
인생 참 어려운 노래여라

비가 내릴 듯 젖은 바람이 불어오면
지나간 날들의 내 모습 떠오른다
되돌아갈 수 없는 시절
되묻지 못할 너의 얘기
말없이 웃어야 했던 날들
서러워 우는 듯 나직히 비 내리고
쓸쓸한 미소가 입가에 스쳐간다
나의 어제가 그랬듯이
나의 오늘이 이렇듯이
혼자서 걸어가야만 하는
인생 참 외로운 여행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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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은 11월 그 저녁에  
어떤날 11월 그 저녁에  
저녁 언제나 어린애  
저녁 첫 밤  
저녁  
저녁 첫 밤  
저녁 아른거리는  
저녁 낯선 행복  
저녁 멀리 돌아가도 좋아  
저녁 그대가 나의 전문가가 되어주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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