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기증

김도향

단 한 순간도 떨어지기 싫어 곁에
두고도 허기졌던 사랑
이젠 얼굴초자 떠올리기
힘든 희미해진 옛사랑
푸른 시절의 훈장 같은 상처
이름만 들어도 욱신대던 가슴
이젠 잊은 것도 잊은채 살아가는 걸
깨달게 되면 흠칫 놀라지

사랑해 너무 사랑해 가진 걸
모두 주고 나도 늘 부족했던 탓에
눈물만 흘렸던 맘은 서툴고
삶은 벅차던 눈부신 지난 날
나 살아다가 문득 너무 그리운 건
널 사랑했던 내 모습

우린 이렇게 아무 상관없이
추억에서만 살게 될거란 걸
그때 알았다면 사소한 일로
다투고 너를 울리진 않았을 텐데

사랑해 너무 사랑해 가진 걸
모두 주고 나도 늘 부족했던 탓에
눈물만 흘렸던 맘은 서툴고
삶은 벅차던 눈부신 지난 날
나 살아다가 문득 너무
그리운 건 널 사랑했던

나 다시 한번 너를 만나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다시 그 때로 더운 가슴 앓던
그때로 돌아갈까
매일 똑 같은 삶을 살아가다
너의 추억에 젖어드는 날도
잠시 휘청일뿐,
툭툭털고 가던 길을 가지
휘청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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