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속에서 홀로 걸어가는
나도 언젠간 빛이 될 수 있기를
어둠도 잠들어 버린 듯 새까만
복도에 덩그러니 나 홀로 서있어
저 멀리 희미하게 빛나는
불빛만이 손에 잡힐 듯 달아나
어둠이 날 감싸고 침묵이 속삭여
하나뿐인 빛을 향해서 걷자
한 걸음마다
날 끌어 안아준 발자국 소리
조금씩 고독을 잊게 해
겁먹었던 걸음은
잔향과 춤추듯 더 빨라져 어느새
발소리는 갈채가 되어
어둠속에서 홀로 달려가는
나도 언젠간 빛이 될 수 있기를
조금씩 두 눈은 색깔을 찾아가
어둠속 비친 풍경은
생각보다 더 두려운 비밀들
황폐한 잔해와 달콤한 유혹
모든 걸 뒤로하고서
잠시만 멈춰 서서 쉴 수도 있지만
저 빛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조금만 더
한 걸음마다
날 감싸 안아준 발자국 소리
사실 그게 너였다는 걸
출구에 다다르고 나서야 알게 됐어
첫 걸음부터
난 혼자가 아니었다는 걸
조금만 힘들겠지만
조금더 끝을 향해서
내 뒤엔 항상 말없이
네가 있어 그러니
손을 마주 잡자 난 너라면
함께 달릴 수 있어 언제나 그랬듯
어둠속에 홀로 서있었던
나도 이제는 밝게 빛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