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옅은 안개 걷히기 전
보문호에 가득하던
오리배들 떠나갔다
벌써 영종도 상공 또
단둥 철교 위를 지나
바이칼호수로 간다
길고 아름다운 날개짓
부드러운 노래로 짙푸른 창공을 날며
거기서 또
수많은 오리배 승객들과 인사하고
멈추었다 날아간다
비자도 없이 또 국적도 없이
그 어디서라도 그 언제라도
얕은 물 가에 내려
그 땅 위에 올라가 일하고
그 이웃들과 하나 되리라
굳센 바이칼의 어부들
인근의 유목민들이
그들 오기 기다리리라
이젠 거길 그들에게 맡기고
자신들의 오리배로
에게해로 떠나리라
자작나무 숲의 어린 순록들이
작은 썰매를 끌고 와
그들을 영접하고
저녁 호숫가 잔디 위
따뜻한 모닥불 가
유쾌한 만찬이 있으리라
비자도 없이 또 국적도 없이
그 어디서라도 그 언제라도
맑은 물 가에 내려
그 땅 위에 올라가 일하고
거기 경건한 숲들과 하나 되리라
해질 녁 에게해 진흙 바다
오래된 말뚝들 사이
그들이 또 내리리라
오후 내내 레이스를 뜨던 여인들과
귀가하던 남정네들
그 바닷가로 나오리라
그날 거기 일군의 오리배들
탕가니카로 떠났고
집시의 선율들은 남아
마을에 저녁별 질 때까지
그들의 창 가에
와인 향처럼흐르리라
비자도 없이 또 국적도 없이
그 어디서라도 그 언제라도
얕은 물 가에 내려
그 땅 위에 올라가 일하고
그 별들과 하나 되리라
그들 또 아프리카 호숫가
작은 샛강에 내려
거대한 일출을보리라
주린 채 잠들지 않고
총성에 그 잠 깨지 않고
아이들 새벽 강물을 마시리라
늙은 기린들도 뚜벅뚜벅
그 물 가로 모이고
밀림의 새들은 날고
세계 어디에도 이들보다 흠
덜 행복한 사람들은 없으리라
비자도 없이 또 국적도 없이
그 어디서라도 그 언제라도
맑은 물 가에 내려
그 땅 위에 올라가 일하고
그 대지와 하나 되리라
그날 또 일군의 오리배들
티티카카 호수에 내리리라
그 수초의 섬 위로 오르리라
거기 또 오리배들
정오의 하늘에 가득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