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김완선


참 익숙한 이 거리
무엇을 따라서 여기에 온 걸까
나를 데려 온 사람이
혹시 너일까
스쳐가듯 너의 향기
홀로 수많은 시간을
너 없이 지나왔어
어느 샌가 추억을
따라 거릴 걸으니
때로는 웃음이고
때로는 눈물이던
사랑을 만나게 돼
옛 모습 그대로
모든 게 남았어
추억이란건 녹슬지 않나봐
다 먼지가 되버린
기억도 안 나는
지난 이별의 이유들
그땐 무엇이 그토록
힘들게 했었는지
이젠 알아 시간을
다시 돌려준대도
우리는 그때처럼 똑같은
이유로 각자의 길 걷겠지
먼 얘기가 된 널
여기에 두고 모두 잊은 듯
다시 난 가려해
내게 시간은 아픔을 지워
너 아닌 다른 사랑을
어느새 꿈꾸게 하죠
마지막 사랑을
<간주중>
너 있었던 그 만큼만
아쉬워하며 다 잊고 살기로 해
지난 생각은 생각에 지날 뿐
잊혀지는 건 그대로 둬야 해
다른 사랑이 너의
자리를 채워 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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