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해진 시간들을
멈춰버린듯 하지만
뒤돌아보면 시린 기억이
자리잡았을 뿐
함께 한 시간 속엔
진실이 없었어
그러한 생각으로
난 너를 떠났지
이젠 아무런 의미도
찾을 수 없는 투명한 느낌에
머물러 있는 내 맘은
사랑이라는 표정은 아닌 듯
오늘처럼 흐린 날엔
잃었던 비를 바래도
지나쳐가는 더딘 오후에
널 기다린건 아니지
텅 비운 방안에 채워왔던 꿈은
깨어진 문틈으로 사라져 가는데
아쉽다고는 않겠어
나의 바램이 널 떠난거니까
익숙했던 길 걸어도
너의 모습은 떠오르질 않아
오늘처럼 흐린 날엔
잃었던 비를 바래도
지나쳐가는 더딘 오후에
널 기다린건 아니지
널 기다린건 아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