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은 나를 오렌지색으로 씻기며 나의 색을 벗겨내고
색을 잃은 나는 가로등 아래로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서서
프랑스에 가고 싶어
에펠탑을 보고 싶어
에펠탑에 올라가서
그녀의 방을 보고 싶어
신호등은 나를 빨간색 눈으로 바라보며 눈물로 호소하고
망설이던 나는 건너지 못하고 그대로 힘없이 눈감으며
세느강에 가고 싶어
퐁네프를 걷고 싶어
다리 반대편에 서서
그녀를 기다리고 싶어
프랑스에 가고 싶어
에펠탑을 보고 싶어
에펠탑에 올라가서
그녀의 방을 보고 싶어
가로등은 나를 오렌지색으로 씻기며 나의 색을 벗겨내고
색을 잃은 나는 가로등 아래로 젖은 내 그림자를 꺼내며
그녀에게 닿고 싶어
그녀를 만지고 싶어
그녀에게 날아가서
하얗게 날 태우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