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라도 됐으면

박상민



첫사랑이 됐던 여자애부터 뭔가 잘못 꼬인 거야
잘 나가다 그만 헤어지게 된 건 말도 안될 사연이
어쩌다가 그날 분위기 잡혀 첫 키스를 하게 됐지
하필이면 그날 친구들과 먹은 삼겹살에 마늘이...
위로했지 단순히 경험부족이라도...
두번째 만났던 그 여자애는 정말 착한 천사였어
내가 원하는 건 두말없이 OK 내 모든 걸 다 줬지
알고 보니 그녀 나뿐 아니라 그녈 아는 남자라면
하나같이 모두 시키는 거라면 착하게 다 했다고...
위로했지 재수가 없었을 뿐이라고...
세번째 만났던 여자 기막힌 몸매와 얼굴 며칠 안 가
고백을 해왔지 사실은 남자 친구가 바람이 난 걸 알고서
홧김에 날 만나게 된 거라고...
네번째 만났던 그녀 나보다 나이는 좀 많았지만
국경없는 사랑 나인 문제 없어 결혼하기로 했지
그녈 만난 엄마 내게 오셔션 조심스레 말씀하셔
그녀하고 함께 살고 있는 아이 키울 자신 있냐고...
위로했지 순전히 시행착올 거라고...
나에게 마지막 여자 기막힌 학벌과 배경 인간성도
완벽에 가까워 시간이 가면 갈수록 사랑은 깊어만 갔고
천생연분 드디어 만난 거야 하루는 술에 취해서
까맣게 필름 끊겼고 그 다음날 그녀는 떠났지
난 지금 어딘가 누워 마취에 가물거리며
간절하게 주문만 외웠어 1cm만 제발 2cm만
제발 그 이상은 바라지도 않아
예전에 내가 불렀던 "무기여 잘 있거라 "라는
노래처럼 무기라도 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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