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길론 한나절이요 육로길론 반나절
날아가듯 떠나더니 바람처럼 가더니
돌아올 줄 모르네
무심한 동백나무 가지마다에
어느새 꽃망울이
남의 속을 엿보기나 했던 것처럼
이다지도 붉게 이다지도 섧게
이다지도 애처롭게
나를 닮아 서럽게 폈나
다짐하고 다짐하고 맹세하고 또 하고
아쉬운 듯 떠나더니 구름처럼 가더니
소식마저 끊겼네
울타리 유자나무 가지마다에
어느새 영글었나
남의 속을 짐작이나 하는 것처럼
가지마다 가득 나무마다 가득
내 맘에도 하나가득
영글었네 그리운 정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