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철씨

어어부 프로젝트


비가 오자 피자 배달부는 속도를 또 늦췄습니다.
개가 과일가게 앞에서 졸고 있었습니다.
바퀴는 물웅덩이 앞에서 멈췄습니다.
그는 하늘을 보았습니다. 피자는 식어있었습니다.
바퀴는 천천히 물웅덩이를 가로질렀습니다. 그는 목적지를 향해 하체를 움직였습니다.
그는 전에 했던 말을 생각했습니다. "하루만 더 같이 있으면 안돼?"
그는 말했습니다. "피자 왔는데요"
그는 그때 그녀에게 하루만 더 있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의 손바닥은 젖어있었습니다. 그녀는 거울을 보며 왁스로 머리를 다듬고 있었습니다.
그녀와 헤어진지 1년이 다 되었습니다. 그는 자살을 결심했지만 여전히 살아있습니다. 피자의 가장자리는 딱딱해졌습니다. 그녀는 당연히 그가 죽지 않을거라는걸 알고 있었습니다.
"하루만 함께 더 있어줘. 그렇지 않으면 난 죽어버릴거야. 그거 정말이야. 그말은 진심이라고."

턱이 긴 여자 탈렌트와 하나도 안웃긴 남자 개그맨이 어제 이혼에 합의했습니다. 이혼 서류는 흐린 아이보리 색이었습니다. 나무가 비를 맞고 있었습니다.
"아니, 난 가야겠어." 라고 말한 후 그녀는 현재 친구들이 있는 곳으로 되돌아 갔습니다.
그녀가 열차를 타기 40분 전 그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올 수 없겠느냐는 이상한 말을 내뱉었습니다. 그의 말은 직사각형의 보도블럭에 내던져졌습니다.
"이제 오시면 어떻게 해요, 도대체 뭐야. 너무 늦었잖아요. 오더한지 한시간이 다 됐는데. 그러면 이거 공짜 아니에요? 그렇게 알고있는데. 하. 신경질나. 뭐야, 도대체 짜증나게."
안성철씨는 작은 모자를 눌러쓰고 바람이 부는 반대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한시간이나 걸리면 어떻게 해요, 차라리 하루 더있다 오시죠? 우린 어떻게 하라고. 좀더 빨리 다녀오세요."
피자 위에서 치즈가 녹아 흐릅니다. 대형 오븐에서 피자가 꺼내 집니다. 피자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납니다. 그는 지점장 앞에 서있습니다.
"안성철씨는 도대체 뭐하는 사람이예요. 이번이 세번째잖아요. 뭐하는 사람이길래 오성아파트까지 한시간이 걸려요. 도무지 이해가 안돼. 더는 안되겠네요. 오늘까지만 일하시고, 내일부터는 나오지 마세요. 저도 이러고싶지는 않지만, 어쩔수 없네요. 다 안성철씨가 자초한 일이니. 더는 안돼요."
그는 지점장의 갈색 구두코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는 집에 있는 발톱깎이를 생각하다가 지점장의 목을 봅니다.
고동색 바탕 위에 하늘색 줄무늬가 있는 넥타이가 보입니다. 하늘에는 갈색 구름이 있습니다. 그는 미간을 약간 찌뿌립니다. 지점장은 혁대를 약간 고쳐매고 샐러드 바로 향합니다. 그는 비가 오는 창밖을 바라봅니다. 그는 회전하는 바퀴를 생각합니다.
지점장은 이번 주 금요일 여자친구의 생일날 저녁을 어디서 먹을 지 고민중입니다. 샐러드 바 좌측 테이블의 여고생들은 노총각 화학선생의 겨드랑이 냄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그는 샐러드 바를 향해 움직입니다. 그는 지점장의 혁대를 보고 있습니다. 그의 목젖은 위아래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움직임이 멈추고 그는 입을 엽니다.
"하루만 더 일하면 안될까요. 내일까지요. 왜나하면..."
그는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지점장은 피식 웃으며 비가 오는 창밖을 내다보았습니다.
동그란 피자는 여덟 토막이 되더니 오성아파트에서 칠리 핫소스가 묻은 빵으스러기만을 남긴채 사라졌습니다. 피자의 온기는 온데간데 없습니다.
다음주부터 버스 요금이 인상된다고 합니다. 별이었습니다. 비가 오는 여름이었던 것이었습니다. 안성철씨는 감기 기운 비슷한 것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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