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나를 도와주소서 내가 주리고 목이 마릅니다
나의 죄악이 나를 흔들고 넘어뜨리고 또 짓누릅니다
아버지께로 달려가 그 품안에서 쉬고 싶지만
더러운 이 모습으로 내가 아버지 앞에 갈 수 있습니까
아버지!
평안하여라 나의 아이야 나의 친구야 또 나의 사랑아
그 누가 무어라하여도 너는 변함없는 나의 사랑
내 피로 널 씻었는데 누가 너를 더럽다 하느냐.
내 의로 널 입혔는데 누가 너를 악하다 정죄하겠느냐
네, 아버지, 지금 걸어가고 있긴해요
허나 너무 멀리 떨어져있던 집으로
돌아간다는 게 참 힘든 일이네요
나 지금 정말 더러워요
이런 나를 누구도 반겨주지 않아 너무 서러워요
어떨 땐 여러 번 욕 된 말을 얻어먹기도 하고
누구나 날 보며 바보라고 비웃어대는 탓에
도대체 내가 세상에 왜 태어났는지
짜증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니깐요.
아버지, 나 진짜, 진짜로 많이 더러워요
날 보며 냄새난다 더럽다면서 피할걸요?
이런 나인데도 진짜로 날 반겨줄 수 있나요?
아, 정말 태어난 이후로 항상 말썽만 피웠는데
아버지는 날 정말 좋아해주셨던 것 같네요
혹시 지금도 변함없나요?
음.. 익숙한 이 도로, 낯익은 사람들.
내 가슴 이토록 떨리는 건
아마 아버지의 집앞에 온 탓이겠죠.
아버지는 지금 당신께 가고 있는 것도 아시겠죠?
솔직히 불안해요.
멋대로 뛰쳐나간 자식 보기 싫다고
당신께서 날 몰아내려 내시면,
그 땐 나 어떡하죠? 무얼 위해 살아가죠?
난 이미 지쳤는데.
하! 나 지금 숨이 차요. 집 앞까지 올라왔으니까요.
날 보는 당신의 표정은 웃음일까요? 혹시 눈물일까요?
아니면 분노일까요? 초조함에 문을 두들겨봐요.
아버지....내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