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내가 열세 살까지
살아있을 줄 몰랐어
집안도 망하고
친구 하나도 사귈 줄 몰라서
세상이 날 버린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어
근데 또 다 지나가더라고
난 내가 열여섯까지
살아있을 줄 몰랐어
믿었던 친구도 등 돌리고
날 따돌리려 해서
누구도 날 사랑하지 않는
느낌이 들었어
근데 또 다 지나가더라고
이리저리 헤매이다 앞길이 막혀도 또
어찌저찌 발길은 계속 이어지더라고
얼핏 설핏 찢어지던
마음이 아파도 또
얼기설기 붙이면 언젠간 낫더라고
지나갈 줄 몰랐던 순간들이
지나간 풍경처럼 아득해져
지나가 어떻게든 되겠지 뭐
사는 것도 죽는 것도
쉬운 건 없으니까
난 내가 스무 살까지
살아있을 줄 몰랐어
자꾸 비교되고
주눅들고 낙오된 것 같아서
나조차 날 사랑하지 않는
느낌이 들었어
근데 또 다 지나가더라고
이리저리 헤매이다 앞길이 막혀도 또
어찌저찌 발길은 계속 이어지더라고
얼핏 설핏 찢어지던 마음이
아파도 또
얼기설기 붙이면 언젠간 낫더라고
지나갈 줄 몰랐던 순간들이
지나간 풍경처럼 아득해져
지나가 어떻게든 되겠지 뭐
사는 것도 죽는 것도
쉬운 건 없으니까
난 내가 스물셋에
이런 노랠 쓸 줄 몰랐어
다 웃어넘기며
뒤돌아보는 내게 놀랐어
이제야 사랑을
주고받는 법을 깨달았어
지나고 보니 별거 아니더라고
지나갈 줄 몰랐던 순간들이
지나간 풍경처럼 아득해져
지나가 어떻게든 되겠지 뭐
사는 것도 죽는 것도
쉬운 건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