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잠

장덕철

하늘이 높아지면 네 생각이나
옥상 위의 달빛 밑 너는 참 아름다웠어
밤하늘을 처음 보는 아이처럼
별을 세다 자꾸 까먹는 네가 보고 싶다

작은 손으로 머릴 쓰다듬어주곤 나에게
사랑한다며 나밖에 없다던
낡은 지갑 우리의 수줍은 사진 속에
넌 참 예쁘더라

그대 없는 지금 순간은
겨울바람처럼 아프다
나를 꾸짖는 시린 계절이 오면
다시 없을 내 사랑이
닳아 없어질 때까지
잠에 드려 해
그땐 아물 수 있게
겨울잠에

하루가 참 짧아서
토라진 널 가득 안을 때
사실은 날 위했던 거였어
짧은 시간 내 품에
기대어 잠든 네 온기는
참 따듯했어

그대 없는 지금 순간은
겨울바람처럼 아프다
나를 꾸짖는 시린 계절이 오면
다시 없을 내 사랑이
닳아 없어질 때까지
잠에 드려 해
그땐 아물 수 있게

이제 다시 못 올 아름다운 날
찰나 같던 너의 순간들
너무 보고 싶어 아픈 시간이 오면
다시 없을 내 사랑이
나의 그 눈물이 마를 수 있게
그때 아물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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