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우리

김필

벌써 오래 까맣게 잊혀진 채 살아
낡은 소매와 지친 어깨로 매일 반복된 곳에
다신 모를 뜨겁게 사랑한 기억들로
가끔 웃게 해 준 희미해진 너 그리워
어느 날 우리 한 번쯤 우연히 만나요
눈이 부시게 이별했던 그날처럼
어느새 우리 서로가 몰라본대도
낯선 발길로 지나쳐도 그냥 그렇게 두어요
다신 못 올 차갑게 사라진 꿈이지만
조금 어렸었던 부족했던 나 아쉬워
어느 날 우리 한 번쯤 우연히 만나요
눈이 부시게 이별했던 그날처럼
어느새 우리 서로가 몰라본대도
낯선 발길로 지나쳐도 그냥 그렇게 두어요
늘 가슴에 남아있던
꿈을 이렇게 보낼 수는 없으니까
돌아선 나에게 다시 한번 내 이름 불러요
먼 훗날 우리 또 다른 시간에 만나면
눈이 부시게 살아왔다 꼭 할 수 있길
어쩌면 내가 하얗게 그댈 잊어도
다시 느리게 시작해요 그때의 모습 그대로
그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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