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묻은 나의 두 손으로 하얀 네 이마에 물을 붓는다
너를 품에 안은 너의 젊은 부모와 세례를 주고 있는 나는
이미 거짓과 탐욕과 미움으로 오염된 몸
영원히 꽃이기를 바라는 바람마저 부끄러워라
아무것도 모르는 채 잠든 아가야 눈을 뜨고 우리를 보아라
아직도 우리들은 너에게 줄 평화의 땅 마련하지 못했으니
너의 맑은 눈동자 똑바로 바라볼 낯이 없구나
훗날 네가 부모 되어 너의 아기 품에 안고
오늘처럼 내게 올 때
그때에도 우리들은 아기 앞에서 이렇게 부끄러우면 어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