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웃는 모습
멍하니 앉아 있는 모습도
내겐 모두 익숙한 것 들이죠
나는 당신을 알고 있어요
내 눈을 스친 뒷모습엔
바람에 흩날린 머리카락
내 눈엔 아지랑이 피어오고
애써 고개를 돌려버리죠
말하지 못한 말 가득한 내 눈빛을 느꼈다면,
먼지가 앉은 숨겨둔 내 마음을 보았다면
그땐 주머니 속에서 떨리는 손 꺼낼게요
어둠 속으로 숨을 수 있는 달빛 아래에서
마주친 두 눈에선
어떤 말도 나오지 않아요
무슨 말을 하든 내겐 모든게
흘러가서 잡히지 않아요
천천히 흐르는 물길이
가슴을 누르던 바위를 깎아
홍수처럼 넘칠 때가 있어요
이럴 때면 난 어떻게 해요
서랍에 고이 넣어놨던
그대의 기억은
이내 사라져 떠올릴 수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