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른 아침 난 또 일어났지 몇 주 전부터 계속되오던 낮과 밤이 뒤바뀐 생활 끝에
아주 간만에 real party로 24시간을 잤더니 아주 개운한 게 이 시간에 깨보는 게
얼마만이야 음? 아침 신문을 폈지 아참 또 그리고 버려져 있던 안경을 집어썼지
그리고 나서 이상한 예감에 먼지가 덮인 다이어리를 들여다보는데 아~이씨!
언젠가부터 까맣게 잊고 있었던 이달의 중요행사 생화학 중간고사가 지나가버렸다는걸
날짜를 세보고 나서야 알 수 있었지 (요걸 그냥 확 드롭시켜버려? 허허..
아니면 그냥 아예 또다시 휴학? 오늘 무슨 요일이냐? 토요일? 왜 어디 나가냐? 응..)
2.
달력을 안본 지가 얼마나 된진 몰라도
7로 나누어 정확히 떨아지는 모아놓은
소주병을 보니 오늘은 바로 토요일-
아버지의 충고는 오늘도 결론을 맺고, (내 아들이 아냐!!)
결석한 회수를 세다 교수님이
그저 돌아가시기를 기도했었지.
부디 조금이라도 고통은 없이,
하지만 오십에 걸어 출근하는 그분은 영원히 살것 같지.
한 학기가 또 가지.
어젯밤엔 가득 찼지만 지금은 빈 담배갑을
바라보며 동전을 모아보지만 천원은 어림도없고
쑥쓰러워함도 잠시, 빈 소주 일곱병을모아
한잔을 만들어 내곤 도무지 어이 없어 웃지
냄비 아래 깔아쓰던 3년째 못읽은 괴델의 위에 라면을 쏟았네.
꿈꾸는 소년에서 걸어다니는 비극으로 전락한 난
괴델의 책을 어루만지며 아쉬워하지.
잃어버린 꿈? 아니 흘린 라면을.
***
어제 그녀와 끝내 영영 헤어졌지만 얼굴도 기억이 안나
내일은 기말고사를 본다 들었지만 과목이 뭔지도 난 모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