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금종금 종금새야

임석재


23. 종금종금 종금새야

1963년 8월 25일 / 강원도 강릉시 경포동
이여사, 여 65세

시집간 색시가 이바지를 해 가지고 친정에 오다가 아버지의 행상을 만난다는 내용의 민요입니다. 친정 오라버니와 새언니가 연락을 해주자 않아 임종을 하지 못한 것을 한탄하며 시댁으로 돌아가는 이야기가 아무 반주없이, 감정도 없이 불려집니다. 하지만 그 속에는 한번 혼인하면 시집에 메이게 되는 여자들의 일생이 담겨있습니다. 종금새가 실제 있는 새인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서는 갓 시집간 여자를 종금새한테다 비유를 하고 있다고 봐요. 이 노래는 바느질을 한다든지 혼자서 일을 하거나 또는 아무 때든지 심심하면 시름을 달래고 지루함을 덜기 위해 부릅니다. 콧노래 가락이 아주 독특합니다. 노래 부르신 분은 자기 이름을 안 대주고 그냥 성만 알려주었습니다.

종금 종금 종금새야 까칠 비단 노래새야
다홍대단 접동새야 제비 하나 초록제비
나부 하나 분홍나비 첩첩산에 비둘기야
한림산에 꾀꾀리야 청강녹수 원앙새야
네 워디가 자고 왔나 아홉 종곰 돌아들어
칠성방에 자고 왔어 그 방 치장 어떻더냐
방치장은 더욱 좋데 내 새끼가 띄운 방에
황유리로 벽을 하고 청유리로 장판 놓고
황룡 하나 올라가고 청룡 하나 내려오고
무슨 자리 깔았더냐 화몽석을 깔았더라
방 치장이야 더욱 좋데 인물평풍 둘러치고
무슨 이불 덮고 잤노 금은대단 한이불에
다홍대단 깃을 달아 백비단을 동정 달어
허리만침 걸쳐놓고 원앙금침 잣베개는
머리만친 던져놓고 샛별 같은 놋요강은
발치만치 던져놓고 자고 왔소
무슨 밥을 해주더뇨 외씨 같은 전니밥에
앵두 같은 팥을 쌈고 오복소복 담어주데
무슨 반찬 해주더뇨 꼬들꼬들 꿩에고기
깨깨 우는 잉게다리 오불고불 새우젓에
풀풀 뛰는 잉에고기 말피 같은 전지병에
뚝뚝 꺽어 활나물에 쏙쏙 뽑어 참나물에
쇠뿔 같은 더덕취에 말피 같은 전지병에
황육진육 다 올랐데 요모 조모 팔모반에
은수제가 놓여있고 둥글 둥글 수박식게
오복소복 담어 주데 친정이라 가거들랑
석달장마 지워주소 한달은 머리 빗고
또 한달은 잠을 자고 또 한달은 빨래 씻고
아랫논에 찰베 심궈 웃논에 메베 심궈
두럭 두럭 팥을 갈어 머리 머리 깨를 심궈
찰떡으는 차돌에 치고 메떡으는 메돌에 치고
찰떡으는 메우실고 메떡으는 늦춰실고
암캐 잡어 삯잠지케 영계 잡어 웃짐지켜
모가지 질쑥 황새병에 청주 넣고
등어리 넙적 자래병에 감주 넣고
쪽을 심궈 남저고리 이시 심궈 분홍치매
친정이라…
… 망재 우난 소리
눈에 솜솜 귀에 쟁쟁 한 모랭이 돌아가니
행상이라 오는구나 또 한 모랭이 돌아가니
앞에 가는 행상꾼아 뒤에 오는 복인덜아
그 행상을 게 모시오 보던 얼굴 다시 보게
오라버니 내달이민 야라 이년 방자할 년
엊그저께 못 올느냐 오라버지 글 좋대예
펜지 한장 못 할렁가 누님은 질삼 좋데
수건 한치 못 받았네 친정이라 들어가서
안방동통 보누르며 암켈랑은 두었다가
상군제케 하옵소서 잉겔랑은 두었다가
반혼지사 지냅소서 나는 가오 나는 가오
시댁으로 돌아가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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