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리
그 때여 춘향모친은 어사또가 사윈 줄도 알았고 춘향이가 상방으로 끌려 들어가 울다가 웃다가 이 야단이난 줄을 벌써 알었것마는 간밤에 사위 괄세를 너무 많이 한 간암이 있어서 차마 들어오든 못 허고 저 삼문간에서 뒤짐 짊어지고 이만허고 있다가 춘향 입에서 춘향 어머니 부르는 소리가 들리니 옳다 이제는 되었다 싶어 막걸리 한 두어사발 들이키고 들어 오는디
자진모리
어디 가야 여기 있다 도사령아 큰 문 잡어라 어사장모 행차허신다 열녀 춘향을 누가 낳나 말도 마소 내가 낳네 장비야 배 다칠라 열녀 춘향을 난 배로다 네 요놈들 요새도 삼문 간이 이렇게 드셀 것이냐 예이
중중모리
얼시구나 절시구 얼시구나 절시구 풍신이 저렇거던 보국충신이 아니 될까 어젯 저녁 오셨을 적 어사인줄은 알었으나 남이 알까 염려가 되어 천기루설을 막느라고 너무 괄실허였더니 속 모르고 노여웠제 내 눈치가 뉘 눈치라고 그 만일을 모를까 얼시구나 내 딸이야 얼씨구나 내 딸이야 위에서 부신 물이 발칙까지 내린다고 내 속에서 너 낳거던 만고 열녀가 아니 되겠느냐 얼시구나 절시고 절로 늙은 고목 끝에 시절연화가 피었네 부중생남 중생녀 날고 두고 이름이로구나 지화자 절시고 남원 읍내 여러분들 이 내 한 말 들어보소 아들 낳기를 힘 쓰지 말고 춘향 같은 딸을 나서 곱게 곱게 잘 길러 서울 사람이 오거들랑 묻도 말고 사위를 삼소 얼시구 얼시구 절시고 어사 사위를 둔 사람이 이런 경사에 춤 못 출가 막걸리 잔이나 먹었더니마는 궁뎅이 춤이 절로 나고 주먹 춤도 절로 난다 지화자 절시고 얼시구 이 궁둥이를 두었다가 논을 살가 흔들대로 흔들어보자 늙은 손길을 펼쳐들고 허정거리고 논다 얼시고 절시고 칠시고 팔시고 얼시구 절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