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가(遊山歌)

묵계월
앨범 : 경기12잡가(京畿十二雜歌)

유산가 - 묵계월
화란춘성 (花爛春城)하고
만화방창 (萬花方暢)이라
때 좋다 벗님네야
산천경개 (山川景槪)를 구경 (求景)을 가세
죽장망혜단표자 (竹杖芒鞋單瓢子)로
천리강산 (千里江山) 들어를 가니
만산홍록 (滿山紅綠)들은
일년일도 (一年一度) 다시 피어
춘색 (春色)을 자랑노라
색색 (色色)이 붉었는데
창송취죽 (蒼松翠竹)은
창창울울 (蒼蒼鬱鬱)한데
기화요초난만중 (奇花瑤草爛慢中)에
꽃 속에 잠 든 나비
자취없이 날아든다
유상앵비 (柳上鶯飛)는 편편금 (片片金)이요
화간접무 (花間蝶舞)는 분분설 (紛紛雪)이라
삼춘가절 (三春佳節)이 좋을시고
도화만발점점홍 (桃花滿發點點紅) 이로구나
어주축수애산춘 (漁舟逐水愛山春)이라던
무릉도원 (武陵桃源)이 예 아니냐
양류세지사사록 (楊柳細枝絲絲綠)하니
황산곡리당춘절 (黃山谷裏當春節)에
연명오류 (淵明五柳)가 예 아니냐
제비는 물을 차고 기러기 무리져서
거지중천 (居之中天)에 높이 떠
두 나래 훨씬 펴고 펄펄펄
백운간 (白雲間)에 높이 떠서
천리강산 (千里江山) 머나먼 길을
어이갈고 슬피운다
원산첩첩 (遠山疊疊) 태산 (泰山)은 주춤하여
기암 (奇巖)은 층층 (層層)
장송 (長松)은 낙락 (落落)
에- 허리 구부러져
광풍 (狂風)에 흥 (興)을 겨워
우줄 우줄 춤을춘다
층암절벽 (層巖絶壁)의 폭포수 (瀑布水)는 콸콸
수정렴 (水晶簾) 드리운 듯 이 골 물이 수루루루룩
저 골 물이 솰솰 열의 열 골 물이 한데 합수 (合水)하여
천방 (天方)져 지방 (地方)져 소쿠러져 펑퍼져
넌출지고 방울져 건너 병풍석 (屛風石)으로
으르렁 콸콸 흐르는 물결이
은옥 (銀玉)같이 흩어지니
소부 (巢父) 허유 (許由) 문답 (問答)하던
기산영수 (箕山潁水)가 예 아니냐
주곡제금 (奏穀啼禽)은 천고절 (千古節)이요
적다정조 (積多鼎鳥)는 일년풍 (一年風)이라
일출낙조 (日出落照)가 눈 앞에 어려라
경개무궁 (景槪無窮) 좋을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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