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관 사또가 황급히 남원으로 내려와서 도착하자마자 기생점고를 한다. 춘향이가 점고에 강제로 끌려나오는 장면을 강하게 부각시키기 위해 장단의 변화를 주고 있는데, <기생점고> ~ <군로 사령 나가는 데>를 진양으로 시작하여 자진 중중몰이로 점점 빠르게 몰아감으로써 긴박한 상황이 잘 그려지고 있다. 즉, <기생점고>는 처음에 진양으로 시작해서 중몰이, 중중몰이로 점점 빠른 장단으로 진행되었다가 사령들이 기생점고에 불참한 춘향을 데리러 가는 <군로 사령 나가는 데>는 자진 중중몰이로 불리워져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소설로서의 춘향전보다 더 큰 공감을 주고 있다. 심상건은 이 녹음에서 기악반주자와 함께 자신이 직접 가야금을 연주하면서 소리를 하기 때문에 가야금병창을 듣는 듯한 느낌이 든다.
원반 : Victor KJ-1103-A(KRE 163)
Victor KJ-1103-B(KRE 164)
녹음 : 1936. 3. 6
(진양) “낙요하야 문영주의 화중복의 모란이.” 모란이가 들어온다. 모란이라 허는 기생은 뚜렷하게 어여쁘고 잔패 돋는 홀씨 끼고 수수허고 얼반있게 아장아장 히긋거리고 들어오더니, “예.” 등대 점고 맞더니마는 우부진퇴로 물러간다. “일류명월이 금소다 허니 만리무장 추월이.” 추월이가 들어온다. 추월이라 하는 기생은 태도도 일색이요. 가무가 명창인디, 걸음을 걸어도 장단을 밟어 아장아장 히긋거리고 들어오더니, “예.” 등대 점고를 맞더니 좌부진퇴로 들어간다.
(중몰이) “천군만홍 종천성의 소래 고운 행선이.” 행선이가 들어온다. 행선이라 허는 기생, 품행이 좋거니와 섯배 분별 좋은 태도, 뺨을 든든 곱게 대고 가진 패루를 늘여 차고 걸음을 걸어도 장단을 맞추어 아장아장 히긋거리고, “예.” 등대 점고를 맞더니 좌부진퇴로 물러간다.
(중중몰이) “조운모우 양대선이 나오. 위선위기의 춘홍이 나오. 사군불견 반월이, 독좌유향의 금선이 모주축수의 홍도, 천천위복의 문선이, 금번창해에 능파가 왔느냐?” “예 등대허였소.” “우리 성조 흑경진 뺑파창천 유선이 왔느냐?” “예, 등대허였소.” “팔월부용의 금자련 만당 추수의 홍련이 왔느냐?” “예, 등대허였소.” “구월구일의 용산음 소축신 국화가 왔느냐?” “예, 등대허였소.” “소상강상 달이 떴다. 동각월중의 배월이 왔느냐?” “예, 등대허였소.” “시제차가 죽이언마는 불이하처의 문신이 왔느냐?” “예, 등대허였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