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감은 그녀의 옆모습
난 그걸 보는 게 좋았다
길게 내뿜는 담배 연기를 바라보는
반쯤 감긴 눈이 좋았다
그 따뜻한 눈빛이 좋아서
난 자꾸 노래를 부르고 싶어했다
찬란한 희망도
이렇다 할 재주도 없던 내게
유일한 건 그녀와의 시간뿐
그렇게 사랑이 깊어갈수록 괴로워졌다
군대
안정된 직장
무턱대고 널 기다리게 한다는 건 사랑이란 이름의 횡포였어 만약
너의 행복을 보장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나만큼 아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널 보내야 한다고 내 자신을 설득시켰어
그게 내 사랑의 마지막 배려라고 생각했어
어느 덧 너는 지쳐갔었지
아무런 약속 못하던 내게
그때 넌 눈물을 흘렸던 게
나를 떠나면서
그때 널 잡을 수 없었던 건
내 자신이 미워서
비겁한 내 자신이
나도 싫었기에
그 후론 다시 그녀를 볼 수 없었다
친구들의 얘기로는
모든 조건이 아주 좋은 그런 남자와 선을 보고
곧 결혼을 했다고 한다
그리곤 몹시 서둘러 어느 먼나라로 떠났다고 한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겠다는 말을 남긴 채
나에게서 멀리 아주 멀리
그 모든 게 아름다웠다고 말하기엔 못내 가슴 아픈 기억들
그녀를 위해 난 몇 곡의 노래를 만들었었던가
죽고 싶도록 보고 싶어했던가
난 지금도 그녀를 생각하며
울음 대신 핏빛 노래 토해 내고 있는데
가끔은 마음이 흔들렸지
속눈썹이 긴 여자를 보면
하지만 내가 사랑했던 건
그 속의 너의 모습
내가 널 잊어주길 바라니
그렇다면 미안해
내 모든 노래 속에
네가 있으니까
아직도 나를 용서 못하니
너를 버렸다고 생각하니
끝까지 그렇게 안다면
난 너무 가슴 아파
그래도 너무 미워하지마
나도 대가를 치뤄
너 이후로 그 누구도 사랑할 수 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