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붉은 달은
나를 두고 자꾸 떠올라
하늘 품에 안긴 채
빛 바랜 날 초라히 남기고
사라져가는 나를 또 잃어버렸지
너는 어제 그랬던 것처럼
어느새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밝아져 가
아직도 내 몸엔
니 얼굴이 비치고 있는데
이미 그 모습은
더 이상은 나에게
붉지 않네
온통 붉게 물든 모습은
여전히 눈이 부셔
더는 갈 곳도 없는데
매일 이런 내게
넌 눈을 흘기고 있는듯 해
변하지 않는 그 반복에도
늘 네게 아무리
나를 비춰보지만
어두운 얼굴로
저 멀리 등을 돌려
아득히 사라져가
아직도 네 몸엔
내 얼굴이 비치고 있는데
이미 그 모습은 더이상은 나에게
붉지 않네
내 몸은 알고 있는지
오 한번이라도 내게
매일 짙게 물들었던 파랑
오 내게 밝음을 보여봐
밝아진 얼굴은 저 너머로
얼굴을 보이면 까맣게 돌아서
너의 물결들이 작아져
아직도 저기엔 니 얼굴이 보이고 있는데
이미 그 모습은 더이상은 나에게
붉지 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