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서만 떠다닌다
내 주위는 다 떠나간다
하나둘씩 비어가는 빈자리를
멍하니 손놓고 바라봤던 날 탓한다
침묵하는 것이 익숙하고 편해졌어
들어 줄 리 만무한 소리 없는 아우성
서서히 멀어져 간 채 고립되어져 갔어
이젠 다 떠나버린 나 혼자 남은 섬
더디게 돌아가는 시간을
재촉해 보는 거 밖에 할 수 있는 게
내겐 많지 않은 걸
참아내고 나면 알아는 줄런지
괜찮다고 따스하게 말해줄 누군가
너의 두 눈을 보며 눈물이 넘실거려
외로운 밤이 오면
바람에 날려 어디론가 떠나가 볼까
너의 옆에 있어줄게
바람 한점 통하지 않은 곳 속에 갇혀
익숙한 외로움을 삼키고
어릴 적 그렸던 동화는 잿빛들로 물들어
기억 저편의 뒤안길로 사라져 가네
난 나지막한 목소리로 불러봤자
소용없어 또 넋을 잃어
가벼운 웃음조차 내게
허락하지 않는 이곳으로 데려왔네
가혹한 세상은 나 혼자의 몫이 되어버린
슬픔과 작은 기쁨조차 나눌 일 없는 공간
행복은 벼랑 끝 처량한 꽃 한 송이처럼
손을 뻗기엔 두려워 멈춘 내 발걸음
마음 둘 곳 하나 없어
또 정처 없이 떠돌며
매서운 추위 속에 여민 옷깃
기나긴 적막 끝엔 기다리고 있을까
상처투성이 내 두 손을 잡아줄 누군가
너의 두 눈을보며
눈물이 넘실거려 외로운 밤이 오면
바람에 날려 어디론가 떠나가 볼까
너의 옆에 있어줄게
다 알아 너의 아픈 상처 난 너의 피난처
무너지는 너에겐 내가 필요해
아직 못다 핀 꽃으로
지는 건 슬프잖니
내일도 넌 다시 피어나
뻔한 몇 글자의 말로는
위로 못해 잠깐의 mellow
도 없는 퍽퍽한
이 현실에 갇힌 내게 한 모금의 물을 줘
아무도 들어주지 않는 내 바람만
그저 스치듯 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