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rn to Reign
그래미를 두 번이나 수상하며 뮤지션으로서 역시 승승장구하고 있는 윌 스미스(Will Smith)! 지난 두 장의 앨범을 통해
그는 힙합이 얼마나 즐겁고 대중적인 음악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양아치 검둥이들의 투정이 아닌 즐겁고
건전하게 즐길 수 있는 힙-"팝"(hip-"pop")을 선보인 것이다. 그리고 그의 이러한 전례를 고려할 때 이번 앨범은
다른 느낌이 역력하다.
앨범 타이틀이 전하듯 미국의, 전 세계의 대중을 달콤함으로 무너뜨린 윌 스미스는 '지배하기 위해
태어난(born to reign...)' 자신의 진짜 모습을 펼치기 시작한 듯 하다. 앨범은 전작과 달리 공격성이 여러 곡에서
느껴지며, 강렬한 록 반주, 오케스트레이션의 동원, 브라스 세션과 여러 뮤지션의 피처링, 집시 킹스(Gipsy Kings)와
함께 한 플라밍고 힙합에 이르는 시도들을 통해 숨겨져 있던 뮤지션으로서의 역량을 과감하게 펼쳐 보이고 있다.
장중한 오케스트레이션과 함께 시작되는 'Born to reign'은 공격적인 랩과 사운드가 '우탱클랜(Wu-Tang Clan)을 연상시킨다.
윌 스미스는 자신의 달콤한 랩에 강한 느낌을 부여하기 위해 3인조 신예 소울 그룹 트라-녹스(Tr -Knox)의 힘을 빌리고
있다. 전곡의 보컬 라인에 힘을 보태고 있는 트라-녹스는 때로는 주된 멜로디 라인을, 때로는 코러스 라인을 소화하며
앨범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앨범에서 가장 돋보이는 트랙은 뭐니뭐니 해도 영화 '멘 인 블랙 2(Men in Black 2)'의 테마음악인
'Black suits comin'이다. 원 버전과 크리스티나 비달(Christina Vidal)의 피처링 버전의 두 곡이 수록되어 있는
'Black suits comin'은 강렬한 록사운드가 동반된 원 버전, 뉴질스윙의 느낌이 가미된 힙합 본연의 느낌이 강한 리믹스
버전 모두 강한 매력을 뿜어내고 있다.
'I can't stop'과 '1,000 Kisses' 역시 히트 예감이다. 집시 킹즈(Gipsy Kings)의 플라밍고를 과감하게 도입한
'I can't stop'은 윌 스미스 특유의 흥겨움과 절묘하게 어울리며, 영화배우이자 윌 스미스의 부인인
자다 핀켓 스미스(Jada Pinkett-Smith)가 목소리를 더한 '1,000 Kisses' 역시 부드러움과 흥겨움을 동시에 전하는
추천 트랙이다. 그 남편에 그 부인이라 하였던가... 아마추어 래퍼 자다의 래핑 역시 수준급이다.
귀여운 아기 제이든(Jaden)의 인터루드 역시 놓칠 수 없는 즐거움...
전작의 대중성에 공격성을 덧 입혔지만 힙합 대중화의 기수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한 '1,000 Kisses'에서도 흥겨움을 잃지 않고 가족의 따뜻함까지 전해주며, 'Maybe'와 같은 곡을 통해 역시
인간미 넘치는 따뜻한 힙합을 선사한다.
하지만 이전의 장난기 어린 윌 스미스를 기대한다면 실망스러울 것이다. 이 앨범을 통해 윌 스미스는 정통 힙합의
변두리를 맴도는 "엔터테이너"에서 그래미 위너의 자격을 갖춘 "뮤지션"으로 다시 태어났기 때문이다.
-수록곡-
1. Born to Reign
2. Act Like You Know
3. I Can't Stop
4. Jaden's Interlude
5. 1, 000 Kisses
6. Willow Is a Player
7. Black Suits Comin' (Nod Ya Head)
8. How da Beat Goes
9. Block Party
10. Give Me Tonite
11. I Gotta Go Home
12. Maybe
13. Nod Ya Head (The Remix)
14. Momma Kno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