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명인


우산 - 명인

작사 : 유인혁
작곡 : 유인혁

여름날 굵은 빗방울 내리면
어느 처마 밑에서 그대를 기다리며
달려올 그대의 머리 위
활짝 두 팔 벌려 그 비 막아줄 나.

가을날 젖어드는 가랑비 내리면
버스 정류장에서 그대를 기다리며
머리위에 책을 얹고 걸어올 당신을 위해
내 몸을 펼칠 나.

겨울날 궂은 진눈깨비 오면
노란 가로등 아래 그대를 기다리며
코트 깃을 세우고 움추린 그대 얼굴 앞에
환히 펼쳐질 나.

이 비 다 개고 맑은 세상 오면
깊은 신장 속에 세워져 잊혀지더라도
다시 어려운 날 오면 누군가의 머리 위에
내몸을 펼쳐 가려줄 꿈을 꾸네.

이 비 다 개고 말간 하늘 보면
잊혀진 채 전철 좌석에 홀로 남아도
다시 어려운 날 오면 다른 누군가를 위해
내 몸을 펼쳐 가려줄 꿈을 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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