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차오르는 슬픔을 지워주려 하는 지
오늘도 시린 비는 어깨 위로 흩어져
사랑했던 순간들 미워했던 세월은
모두 더욱 깊은 상처만을 남기네
하지만 돌아갈 수 없어
모든게 처음 그대로 머물던 시절
다시는 돌릴 수도 없어
그저 주어진 길을 걸을 뿐
시간은 흘러만 가고 희망은 멀어져 가고
삶은 알 수 없는 어둠 속에 가려져
조롱하듯 날 지켜보는 건
운명 그 무거운 이름
눈물은 빗물이 되고 절망은 체념이 되고
그렇게 지나치는 일상에 익숙해져
이제는 너무 늦었기에 더 어쩔 수 없어
<2>
희미하게 흐르는 푸른 빛의 기억은
낱낱 드리워진 그늘 뒤로 사라져
누군가의 분노는 누군가의 소망도
비에 젖은 거리 저 편으로 잠기네
더 이상 이를 것도 없어
마지막 내게 남겨진 시간도 저물어
하지만 지키고 싶었어
내 앞에 맡겨진 지금 순간을
꺼져만 가는 슬픔은 눈물에 섞여 내리고
이미 잃어버린 시간 속에 잠드네
부질없는 내 지친 몸짓은
어둠 그 침묵 속으로
끝없이 내리는 비는 모든 걸 흘려보내고
절망에 이끌리던 내 맘도 감춰주네
이제는 모두 끝났기에 다시 웃을 수 있어
난 웃을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