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팔

규현


소란히 날 스쳐가는
바람결이 서늘해져
옷장을 열어 긴 팔을 꺼내보다
잊고 지낸 기억들이
한 움큼 날 찾아와서
덜컥 눈물이 내 앞을 다 가린다
태연한 척 괜찮은 척
그렇게 살았던 걸까
아픈 기억이 다시 고개를 든다
점점 선명해져
닿지 않을 너의 웃음소리
가득 내 마음을 채울 때면
애써 그려본다 다시 널 찾는다
많이 그리웠던 날의 널 꺼내본다
애써 참아본다 맘을 닫아본다
너무 좋았었던 기억들만 남긴 채
다 잊는다
번져가는 익숙했던
따뜻한 너의 향기가
코끝에 걸려 아련하게 퍼지고
점점 멀어져 가
닿지 않을 나의 바램들이
너를 따라서 흩어져가
애써 그려본다 다시 널 찾는다
많이 그리웠던 날의 널 꺼내본다
애써 참아본다 맘을 닫아본다
너무 좋았었던 기억들만 남긴 채
다 잊는다
보고 싶다 보고 싶다
참 많이 아껴주던 널
보고 싶다 보고 싶다
늘 곁에 있던 널
보고 싶다 보고 싶다
너무 좋았었던 기억들이 널
다시 불러온다 참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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